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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위한 시각보조 VR 기술 등장…VR 의료 어디까지?
VR 가상수술 이미지(출처:일산중심병원영상의학과)

가상현실(VR)이 의료계에서 다양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시각이 아주 약간만 남아있어도 누군가의 얼굴을 볼 수 있고, 책도 읽을 수 있게 해주는 시각장애인용 VR 기술이 등장해 이목이 집중된다. VR은 여러 용도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 데 이어 시각 보조 분야에서도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VR 기반의 시각보조 애플리케이션 ‘릴루미노’를 발표해 시각장애인들에게 희소식이 되어주었다. 릴루미노를 이용하면 가족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던 아이가 릴루미노로 엄마의 얼굴을 보고, 얼굴을 파묻어야만 글자가 보이던 이들도 깨끗하게 책의 글자를 읽을 수 있다.

의료용 VR 기술은 그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잠재력을 드러내며 시선을 끌어 왔다. 혈관수술, 심리치료, 의료진이나 환자 교육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VR의 높은 효율을 입증하는 연구들이 나오면서 VR이 의료계에 새로운 시대가 열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이 릴루미노를 시연하고 있다(출처:삼성전자)

VR 앱 ‘릴루미노’, 천 만원 넘는 시각보조기기 기능 구현

삼성전자는 삼성전자의 VR 기기인 ‘기어 VR’에서 작동하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시각 보조 애플리케이션 '릴루미노'를 공개했다. 릴루미노는 기어VR에 장착된 스마트폰의 후면 카메라로 보이는 영상을 변환해 시각장애인이 인식하기 쉬운 형태로 바꿔준다. 빛을 지각하지 못하는 전맹을 제외한 1급에서 6급의 시각장애인들은 기어VR을 착용하고 릴루미노를 실행하면 기존에 왜곡되고 뿌옇게 보이던 사물을 비교적 뚜렷하게 볼 수 있다. 아주 약간의 시력만 남아있다면 릴루미노를 통해 앞을 더 잘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릴루미노는 윤곽선 강조, 색 밝기 및 대비 조정, 색 반전, 화면색상필터 기능을 통해 백내장, 각막혼탁 등으로 시야가 뿌옇고 빛 번짐이 있거나 굴절장애와 고도근시를 겪는 시각장애인이 글자나 사물을 볼 때 뚜렷하게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섬 모양으로 일부 시야가 보이지 않는 '암점'과 시야의 중심부만 보이는 '터널시야'를 가진 시각장애인을 위한 이미지 재배치 기능도 있으며, 암점 때문에 보이지 않는 부분은 주변 시야에 배치하고, 중심부만 보이는 터널시야는 보이지 않는 주변 시야를 중심부에 축소 배치해 상대적으로 사물과 풍경을 정상적으로 볼 수 있도록 보조해준다.

기존의 시각보조기기들도 유사한 기능들을 제공하지만 천만원이 넘는 가격이 시각장애인들에게는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면 릴루미노는 훨씬 낮은 비용이 소요되며 휴대성도 좋다. 릴루미노는 현재 오큘러스 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으며, '갤럭시S7' 이후 나온 갤럭시 최신 기종 스마트폰과 14만원대 기어VR만 있으면 된다. 릴루미노팀은 1년 더 후속 과제를 진행, VR에서 더 발전된 안경 형태의 제품을 개발하여 시각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상무는 "릴루미노는 전세계 2억4천만명 시각장애인들의 삶을 바꿔줄 착한 기술이며 후속 과제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릴루미노를 통한 시각 보조 효과(출처:삼성전자)

정교하게 구현한 혈관 수술 시뮬레이션

이미 VR은 의료 분야에서 여러가지로 활용 방안이 연구되고 있는데, 특히 시뮬레이션을 구현을 통한 다양한 의료 솔루션이 개발되고 있다. VR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인체 내부를 체험해 볼 수 있고, 세포 단위까지 학습할 수 있다.

이는 환자나 의료 인력 교육용으로도 사용되며 제약 업계에서는 마케팅 쓰이기도 한다. 실제로 한 제약업체는 VR 헤드셋을 쓰면 관상동맥혈관과 LDL 콜레스테롤, HDL 콜레스테롤을 볼 수 있고, 스타틴 약물이 콜레스테롤 합성을 저지하는 과정이 보이는 '가상해부학교실'을 만들고, 자사 약을 소개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

고해상도 VR 콘텐츠와 디스플레이를 이용하면 교육용, 마케팅용을 넘어 의사들을 위한 정교한 혈관 수술 시뮬레이션을 구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VR 헤드셋 업체인 파이맥스테크놀로지는 최근 국내 한 전시회에서 연내 8K VR 헤드셋을 출시할 계획이며, 이같은 고해상도 VR 기기를 통해서는 정교함을 요구하는 혈관 수술용 시뮬레이션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파이맥스테크놀로지 관계자는 “혈관은 워낙 미세하기 때문에 2K 해상도 VR로는 구현할 수 없으며 적어도 4K 이상의 고해상도 VR 기기를 통해 의사들이 VR 기기를 통해 혈관 수술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 시뮬레이션을 통해 의사들은 마치 실제로 수술을 하고 있는 것 같은 환경에서 가상의 수술을 해볼 수 있다. 최대한 실제 상황처럼 느껴지는 환경에서 가상의 수술을 해볼 수 있다면 위험성이 높은 고도의 정교함을 요하는 수술을 해야 하는 의사들과, 해당 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들에게 매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VR 치료 효과가 더 좋아" 다양한 연구결과

VR은 교육이나 수술 연습용으로 뿐만 아니라 실제 직접적인 치료용으로도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VR을 통한 치료가 전통적인 방식의 치료보다 더 효과가 좋다는 것을 입증한 다양한 연구결과들이 있다.

해외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VR이 약시(amblyopia) 치료에 사용될 수 있으며 성인과 어린이들에게 VR 약시치료를 실시해 본 결과 60%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전통적인 방식의 약시치료의 성공률이 40%인 것에 비해 꽤 좋은 효과다. 이 결과는 뇌를 리와이어링 하는 방법으로 VR 치료를 시도한 후 얻은 것이다.

VR은 심리치료 분야에서도 높은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들도 발표됐다. 해외의 한 연구에 따르면, 전통적인 치료법으로는 효과가 없었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는 참전용사들을 대상으로 VR 치료를 진행한 결과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 참전용사들은 가상의 전쟁터 시뮬레이션 속으로 들어가 관련 심리 치료를 받았다.

업계 전문가는 "VR 뿐 아닐 증강현실(AR) 기술도 의료 분야로 급속히 다가오고 있으며 외과의사가 헤드셋을 통해 엑스레이 영상을 보는 제품이 곧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주 기자  ku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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