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HOME Domestic
생식기능 위협 생리대·요가매트·손톱광택제…여성은 무섭다
여성환경연대가 조사한 10종의 생리대에서 모두 유해물질이 나왔다.

생리대 접착제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돼 여성이라면 누구나 불안에 떨고 있는 가운데, 요가매트에서도 내분비계 교란 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여성들에게 이중 삼중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번 사건들로 부각된 유해물질들인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s)과 내분비계 교란 물질(EDC)은 특히 생식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면에서 여성들에게 공포를 안겨준다. 오랫동안 사용해 온 생활용품과 평범한 운동 도구가 생식 교란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늘 접하는 생활환경이 여성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것에 대한 안전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성 생식건강 해치는 VOCs 생리대 검출 ‘충격’

이번 이슈로 집중적인 뭇매를 맞고 있는 깨끗한나라의 ‘릴리안’뿐 아니라 시중에 나와있는 다른 생리대들에서도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여성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여성환경연대가 강원대학교환경융합학부 생활환경연구실에 의뢰해 발표한 생산 순위가 높은 일회용 생리대 10종에 대한 유해물질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종 모두에서 국제암연구소(IARC)가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는 성분 또는 유럽연합이 생식독성, 피부자극성 물질 등으로 분류하는 유해물질 22종이 검출되었다.

검출된 유해물질 중에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s)인 벤젠, 트리클로로에틸렌, 스타이렌, 톨루엔 등도 포함돼 있다. 특히 스타이렌과 톨루엔은 생리 주기 이상 등 여성의 생식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생식독성 물질이다. 스타이렌의 경우 IARC가 ‘인체 발암 가능 물질’(그룹B)로 분류하고 생식독성도 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밝혀진 생리대 제품들의 스타이엔 검출량은 0.63에서 38.08ng(나노그램) 사이다. VOCs는 주로 정유 공장, 주유소, 자동차나 페인트, 접착제 등에서 방출되는 물질이다.

생리대 접착제에서 검출된 스타이렌부타디엔공중합체(SBC)도 발암물질 여부가 논란이 된 바 있는데, 국내외 생리대와 유기농·한방 등을 표방하고 있는 제품까지 조사한 결과 모두 SBC 계통의 접착제를 사용하고 있으며, SBC는 IARC이 '인체발암물질로 분류할 수 없음'(그룹 3)으로 분류한 물질이라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현행법상 생리대 관련 규제는 폼알데하이드, 색소, 형광물질, 산·알칼리 규정뿐이라 이 외의 유해물질들이 포함된 생리대들이 시중에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출처: 여성환경연대

 ‘친환경’ 요가 매트에서 불임 물질…”여성 더 치명적”

이와 함께 한국소비자원은 시판 중인 요가 매트에서 검출된 유해 물질이 정자 수 감소, 여성 불임, 발암 등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이 요가 운동 시 피부에 흡수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요가 매트 제품 30개 가운데 7개 제품이 안전 기준을 초과한 유해물질이 나왔으며, 특히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인 다이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최대 245배까지 검출됐다. DEHP는 요가매트의 푹신한 감촉을 만드는 데 첨가되는 물질이다.

유해물질이 검출된 7개 제품 중 2개는 ‘친환경’이라는 문구가 표시된 것으로 확인돼 ‘친환경’을 표방하는 제품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졌다. 특히 이 2개의 제품은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의 220배, 단쇄염화파라핀이 기준치의 31배 각각 검출됐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EDC)로 성조숙증, 여성 불임, 정자 수 감소 등을 유발하는 인체발암가능물질로 분류된다. 단쇄염화파라핀은 잔류성오염물질로 면역체계를 교란할 수 있다.

미국 환경보호국은 ‘내분비계 교란 물질’을 생체 내에서 항상성, 생식, 발달 과정과 관련된 호르몬의 합성, 분비, 대사, 수송, 결합 및 제거를 교란시키는 외부에 존재하는 물질이라고 정의한다. 체내에서 호르몬처럼 작용한다고 하여 ‘환경 호르몬’ 이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내분비계 교란 물질은 핵수용체, 비핵 스테로이드 호르몬 수용체, 희귀수용체 및 스테로이드 합성과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 경로 등 생체 내 여러 메커니즘에 작용하며, 여성과 남성의 생식, 유방암, 전립선암, 신경내분비, 갑상선, 대사와 비만, 심혈관계 질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여성에게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산부인과 교수인 정혜원 이화여대 목동병원장은 “여성은 VOCs 같은 환경 유해 인자가 체내에 대사, 축적, 배설되는 경로와 기전이 남성과 달라 그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며 “태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요가매트 7종에서 불임 유발 물질이 검출됐다.

손톱광택제·카시트까지…생활 지침 마련 시급

이 뿐 아니라 손톱광택제, 카시트, 요가매트 등에 사용되는 유기인 제재 방염제가 여성의 불임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도 해외 대학 연구팀으로부터 발표됐다. 최근 미시건주립대 연구팀이 '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라는 매체를 통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방염제나 손톱 광택제, 요가 매트, 카시트등에 사용되는 유기인 제재 방염제에 태아기 노출된 여성들이 향후 불임이 될 위험이 높다. 이 연구는 불임클리닉을 다니는 211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결과 소변내 DPHP, BDCIPP, ip-PPP 등의 유기인산 방염제 농도가 가장 높은 여성들이 가장 낮은 여성들에 비해 수정에 성공할 가능성이 10% 낮은 것으로 낮으며. 자궁내 배아가 착상할 가능성, 임신 성공 가능성, 출산 성공 가능성도 각각 31%, 41%, 38%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혜원 원장은 “VOCs, EDC 같은 물질은 막연히 두려워하기보다 먼저 정확한 정보를 알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들 물질과 여성 건강의 관련성을 파악한 뒤 이를 환경성 여성 질환 예방을 위한 생활 지침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식약처는 시중 판매 생리대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 조사가 마무리되면 업체명, 품목명, 휘발성유기화합물 검출량, 위해평가 결과를 모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소비자원도 국가기술표준원과 환경부에 요가 매트의 안전기준 마련, 포괄적 친환경 표시, 광고에 대한 감독 등 다양한 부분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식약처가 공개한 강원대 김만구 교수팀의 생리대 유해성 실험 결과(출처:식약처)

강현주 기자  ku0080@gmail.com

<저작권자 © 메디컬리포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현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Back to Top